세월아 네월아

호랑이를 타고 유유히 걷는 선비

억지로 무언가를 바꾸려 하면
마음은 점점 느려지고
감정은 거칠어져만 가네 

스스로를 낮추고
한 걸음 물러나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 

세상의 고단함조차
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느껴지기를 

길 위에 선 선비처럼
산을 넘고, 강을 건너며
어지러운 세상과 마주하게 되더라도,

그 모든 만남과 순간들이
결국은 내 안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를 

소란한 세상 속에서도
잠시 한발 물러나 조용히 숨을 고르며
맑고 고요한 물 위로
나도, 세상도
천천히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기를 바란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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